*아래 글은 은평구청소년문화의집 신나는애프터센터 2025년 보고서 <신나의 세포들>에 실린 센터지기 인사입니다.
2025년 보고서 <신나의 세포들> 책자를 보고 싶으신 분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확인 가능하십니다.
2025년 보고서 <신나의 세포들> 보러가기
[센터지기 인사]
아직, 질문하는 사람
처음 신나는애프터센터에 왔을 때를 떠올리니 당시 청소년사업팀 팀장에게 이렇게 물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청소년 자치가 뭐예요?”
센터가 청소년 참여자치를 중심에 두고 활동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때의 저는 그 말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 질문은 센터에서 보낸 5년간의 시간을 열어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준 문장이었습니다.
처음 센터에서 맡았던 사업은 청소년대표자회의 ‘보이스’였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관내 중·고등학교 학생회 임원들과 만나 각 학교의 자치 경험을 듣고, 은평구라는 낯선 지역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고민과 방식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자치’는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각자의 학교 안에서 이미 살아 움직이고 있는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평이라는 공간 안에서 청소년들이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듣는 시간은 저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 주었습니다.
이후 2년 동안 은평구청소년참여위원회(이하 청참위)를 담당하면서는 청소년 참여자치의 의미를 더 깊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들과 함께 정책을 공부하고, 정책간담회를 통해 구의회 의원과 행정 관계자에게 의견을 전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제안을 읽어 내려가던 청소년의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참여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가능성을 여는 과정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청참위 제안사업으로 진행했던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청참위 위원들과 밤늦게까지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던 시간 또한 소중한 기억입니다.
그리고 2025년, 청소년운영위원회 ‘청삼’을 담당하며 참여자치를 센터 안에서 더 구체적으로 적용해 보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니터링을 통해 나온 의견을 간담회 자리에서 전달하고, 그 제안이 실제 운영에 반영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저는 또 다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센터로 연결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청소년의 목소리가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 일이 정말 의미 있을까?”, “이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여러 해를 지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기회가 있어야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는 것, 그리고 참여의 경험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분명히 한 사람의 삶에 남는다는 사실을. 참여활동을 했던 청소년들이 더 나은 세상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삶의 방향을 고민하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 역시 이 과정 속에서 함께 자라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작년 7월, 저는 청소년사업팀 팀장이 되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질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팀장의 역할은 무엇일까?”
처음 신나에 와서 청소년 자치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배워왔던 것처럼, 팀장이라는 역할 또한 배워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모든 답을 알고 서 있는 자리가 아니라, 경험 속에서 천천히 알아가야 하는 자리라고 느낍니다. 저는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기보다 센터지기들과 함께 고민하며 방향을 만들어 가고, 청소년의 목소리가 실제 사업 안에서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연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책을 덮는 모든 분들과, 이 공간을 오가는 모든 청소년과 동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희망찬 한 해를 시작하길 바랍니다. 작은 움직임이 모여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앞으로도 청소년과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2026년 2월 일꿈방에서
청소년사업팀장 이지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