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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은평활동가들의 탐방 : 상도동 청소년 카페 'Na-Mu'

  • 2014-03-26 12: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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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청소년들과 거리 청소년들이 기꺼이 머무는 곳


청소년 카페 + 일시지원센터 나무 Na-Mu

 

 

은평구 청소년기관, 복지관, 마을 단체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이 모여서 공부도 하고, 은평구에 필요한 관점과 일들은 뭘까 고민도 하는 네트워크 모임 '여담'에서는 씨즈의 소셜밥터디 지원금을 받아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정기회의과 공부 말고, 엊그제는 기관탐방을 다녀왔는데요~~~ 마을에서 여성주의 활동, 생태활동을 펼치는데 그것을 청소년과 회원, 마을 주민, 마을의 단체들이 함께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 일시 : 2014. 3. 24(월) 1시-3시

 장소 : 상도동 카페 Na-Mu (십대여성 일시지원센터)

 참석자 : 이미경, 최시온(작공), 고은경(은평시민넷), 오매(신나는애프터센터), 김지혜, 홍경희(신사복지관), 조미리, 김성화(교육지원센터), 박은주(토닥토닥상담소), 조미연(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사진촬영 : 고은경, 김지혜

 기록 : 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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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해주신 분 : 박신연숙 샘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이 활동을 하게 된 역사 : 나의 관점에서, 2009년 

 

동네에서 놀다보면 모여서 모임이 되기도 하고 조직을 이루게 되기도 하고 자연스럽지요. 역사가 무엇인지도 말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네요. 저는 저의 관점에서 소개할게요. 여성단체인 여성의전화에서 15년을 일했고, 회원활동까지 하면 20년 있었어요. 2005년부터는 지역조직국장을 하면서 지역별 모임을 만들고 하다가 2009년에는 퇴직을 했는데요. 마침 그 전에 아현동에 살다가 모여 살 수 있는 곳을 찾았더니 친구들이 살고 있는 동작구더라고요. 몇 친구들의 집 중간 위치인 성대골로 왔는데, 정작 딱 근처엔 친구가 없고.(웃음)

 

퇴직을 하고 나니 시간이 많아서 뜨게방에서 하루 종일 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뭘 하든 동네에서 하고 싶어서 행사를 하나 작게 열어도 지구대랑 하거나 동 주민센터랑 했고, 가는 모임도 한살림 햇살모임이나 동네놀이터에 가서 놀구요. 친구가 옆 동네 살았는데, 혼자 가긴 뭣하니 그 친구 불러서 한번은 우리동네 모임에 가고, 다음달은 그 친구와 그 동네 모임에 가주고 그랬어요.

 

동네에서 놀다보니 아는 사람이 생기고, 아는 사람이 생기다 보니 코드가 맞는 사람도 만나게 되더라고요. 저는 여성과 생태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렇지만 그냥 모여 논다고 ‘관점’이 생기는 건 아니잖아요. 뜨개질이나 국사봉 산책은 같이 하지만 여성주의는 크게 관심 없는 친구도 있고. 일년이 지난 후 강좌를 열었습니다. 서른명이 왔는데 ‘여성’에 관심 있는 사람이 모이게 된 것이죠. 내용도 여섯 번이었는데 여성주의 성교육, 여성주의 정책, 여성주의 경제교육 등.... 여성과 무엇이었어요. 항상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첫 강좌, 첫 모임, 첫 만남에 공을 들이는 편이고... 그 첫 강좌에서 만났던 분들이 지금 운영위원을 하고 있습니다. 

 

 

 신림역 거리상담의 시작, 2010년 

 

그 때 모인 사람들은 시민단체 같은 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고, 오히려 열정이 크고 마음속에서 뭔가 하고 싶은 욕구가 크게 있었어요. 2010년에는 모임이 단체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운영을 시작하면서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민주적이고 참여자들이 소통하는 방식으로 하자고 했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요, 심지어 어떤 교육을 열면서는 6회 교육에서 사회를 매번 다른 사람이 봤습니다. 수강생들이 정신없어 하면서 우연인지 그 때 교육에서는 아무도 남지 않아서 ‘모두 똑같이 참여해서 하는 거’ 가 꼭 매번 좋지 만은 않다고 알게 되고요. 

 

우리는 점점 서로의 재능을 알게 되었고, 시널쥐를 내게 됐어요. 2010년은 시기 자체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기회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느 날 ‘늘푸른여성지원센터’에서 길거리 상담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해왔습니다. 성폭력, 성매매를 다루는 여성단체들이 있긴 하지만, 중앙 단체로서 이슈 파이팅 위주여서 소규모 대화로 푸는 방식이라든지, 지역에서 뭔가를 해가는 것은 약한 면이 있어서 우리에게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한 거였죠. 그래서 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참 창의적인 방법으로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여성의 전화에서 활동했을 때는 성인을 주로 만났어요. 청소년은 피해자 쉼터에 오는 경우거나, 성교육 가면 만나는 이들이었는데 마을에 오니 마을에 십대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들을 성인지적인 관점에서 만나는 접점은 거의 없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십대들이 움직이는 마을을 만들려면 지역사회와 어른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계획을 짰습니다. 

 

한달간 돌아다니면서 만날 구역을 찾는데, 신림역이 있더라고요.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옆동네이고 차로 가면 세정거장 쯤. 그곳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5월, 일주일에 한번씩 청소년을 만나는 활동을 시작했어요. 길거리 상담은 풀뿌리 운동의 철학과 통해 있었는데 바로 누가 오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곳으로 찾아간다는 점에서 그래요. 우리가 도전을 많이 받았어요. 청소년에 대한 생각이 많이 깨지는 경험. 우리 모임에서도 활동가들은 6회나 8회 교육을 통해 양성되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이 우리에게 많은 고민과 질문을 던져줬어요. 

 

거리에서 3년을 만났어요. 우리 숙제 중 하나가 거리에서 십대가 움직이게 하려면 그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처음에 어른들이 장을 펼친 거잖아요. 십대들은 그걸 편하게 자기들 활동으로 받아들일까? 근데 그 숙제를 청소년들이 해결해줘요. 다가와서 나 할 거 없냐고 찾고. 전성기 때는 한번 거리상담에 30명의 자원활동가가 모이는데 그 중 20명은 십대들이고 그랬죠. 물론 그 때 그 친구들이 지금 고3, 20살이 되면서 흩어지기도 하고. 사이클이 있어요.

 

 

 청소년 카페? 일시지원센터? 2013년의 선택 

 

거리의 청소년들을 3년간 만나면서 ? 특히 여자 청소년의 경우 한끼 식사, 잠자는 것, 씻고 옷 갈아입는 것이 해결이 안되어서 여러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많이 보고 느꼈어요. 1기 팀모빌(거리상담사업 이름) 때부터 천민영 선생님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카페를 내자!” 고요. 쪽잠도 잘 수 있는 일시지원센터를 만들자고요. 

그런데 서울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드롭인 센터가 외국엔 있다는데 우리도 만들어보자구요. 일시지원센터가 생기면 초기에 개입하여 자원연결을 담당해주면서 거리 청소년의 욕구를 해결해주지 않겠냐구요. 2012년에 제안을 처음 받았는데 그 때 못한다고 했습니다. 단체 만든지 2년 밖에 안되었고 역량부족이라구요. 그런데 2013년에 한번 더 제안을 받았을 때는 어느 덧 거리상담소 3년째가 되고 활동가도 많이 배출되어, 무엇보다 상근자(천민영! 기록 주 : 이분 궁금해지네요---)의 욕구가 높아져서 일시지원센터 나무를 개소하게 된 거지요. 이걸 결정할 때 운영위원회에서 토론을 참 많이 했습니다. 풀뿌리 단체인데 시의 프로젝트도 아닌 위탁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행정업무가 시작되고 정체성의 문제... (기록 주 : 이부분은 뒷 질의응답에서 자세히)

 

일 년 운영해보니,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하면 그렇겠지만 시행착오, 좌충우돌의 연속이었어요. 처음 오픈했을 때는 오픈 빨이 있어서 그런지 애들이 많이 왔어요. 어떻게 다 감당하지?! 했을 정도로. 근데 3월에는 또 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이 시작되었죠. 우리가 잘못 생각하고 오픈했나. 그래서 애들을 찾아 나섰어요, 저는 아니고 활동가들이요. 24시간 롯데리아 같은 곳들, 신림동 안쪽 골목길 어디어디.. 그런 활동은 웬만한 열정 없으면 하기 어려워요. 이 일에 열정과 달란트를 가진 청년 활동가들이 나선 거지요. 친구들은 입소문이 중요해요. 그리고 팸을 형성하여 집을 얻어 살기도 하고요. 날씨 좋으면 공원이나 비어있는 건물 옥상에 머물리고 하고... 여름철엔 너무 많이 왔어요. 

 

 

 일시지원센터와 카페에서 하는 일 

 

친구들 하나하나는 ? 물론 처음부터 입을 여는 건 아니기 때문에 사연을 듣지 못하고 떠나는 친구도 있지만 ? 10명 중 8, 9명은 가정폭력이 있었어요. 건강상 당장 시급한 치료를 필요로 하기도 하고요. 일단 여기에 오면 배고프냐, 아픈덴 없냐, 씻고 싶지 않냐, 갈아입을 옷 줄까... 생활상의 필요를 먼저 묻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데이케어인데 사례관리는 6개월 정도해요. 계속 오다가 뚝 안오기도 하지만, 핸드폰이 없더라도 네이트 온 등으로 연결하면서 최소 6개월 정도 사례 관리를 합니다. 이곳은 일시지원이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해결해주지만 저녁 때 되면 잘 데를 찾아 각자 가야 하는 거죠. 가출중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 밤에만 하는 드롭인 센터를 연결해주는데, 굳이 안가려고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거리에서 지내고 싶어하는 경우. 정말 갈 곳 없으면 쉼터를 연결해주는데, 쉼터를 소개해준다고 곧장 가게 되는 건 아니예요. 팀모빌 할 때도 뒤에 써 있는데도 그렇게 가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일시지원센터인 여기에 와서 마음 누그러지고 신뢰형성하게 되고, 쉼터에 왜 가기 싫은지 저항감이 어디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토론하다보면 가게 되기도 하고요. 또 요즘 아이들이 제일 원하는 게 일자리라서 인턴십 운영하는 센터와 연결해주기도 하고요. 

 

카페와 일시지원센터의 운영은요.. 일단 일시지원센터는 운영을 낮에만 해요. 카페는 11시까지 하는데, 3층은 문을 닫으면 그 후엔 카페로 내려가라고 하고요. 밤에 잘 곳이 필요하다는 거 알죠, 그렇지만 어떻게 우리가 모든 걸 다 하겠어요. 어떤 다른 일시지원센터의 경우 24시간을 했었는데 단기 쉼터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보았고요. 물론 막상 위기 청소년이 왔는데 다른 쉼터로 바로 연결되지 못할 때는 활동가들이 같이 자면서 지내기도 했습니다.

 

카페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문엽니다. 처음엔 의욕이 넘쳐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다가 6개월이 지나서 아침 10시 오픈에 11시까지로 바꿨어요. 작년엔 명절에도 청소년들 갈 데 없다고 열었어요. 올해는 안 그럴 거예요. (웃음) 드롭인 센터는 네명의 인건비를 지원 받아요. 시 지원금은 대부분 운영비와 인건비로 나가고요, 카페 보증금 2000만원과 월세 150만원은 좋은 세상 회원들의 회비로 유지돼요. 카페는.. 아무리 해도 적자예요. 카페 사장님들은 도대체 어떻게 운영들을 할까 존경스러워요.

 

2층과 3층은 유기적으로 운영돼요. 3층에 활동가들이 없어도 2층 카페에서 케어해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좋은 세상 활동가들이 밤당직, 주말당직을 짜서 어느 시간에도 상근활동가들이 있을 수 있도록 해요. 전담하는 활동가는 네명이지만 회원이나 운영위원들이 유기적으로 활동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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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세상>에서 하는 생태와 여성주의 활동 

 

좋은 세상이 하는 활동이 뭐냐구요? 십대 여성과 함께 하는 활동도 하는데, ‘여성주의’라는 건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되는 관점이자 철학이다 보니 마을 의제들이 요청이 들어오면 문어발처럼 다 합니다. 동네에서는 우리 단체만 독자적으로 하는 일은 적어요. 모든 일을 동네 기관들의 연대체로 하는 방식이죠. 학교나 시민단체들, 주민센터에서 연대 요청이 오는 경우 대부분 오케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활동가들이 피곤해지긴 합니다. 활동가가 늘어나든지, 가지치기가 필요한 경우가 오긴 해요. 활동이라는 건 한번 시작되면 자기 동력을 가지고 커지게 되니까요. 

 

우리가 처음에 했던 활동 중 하나가 지렁이 기르기였어요. 근데 그렇게 생태에 관심있어서 온 주민들이 가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거죠. 한의사가 매주 진료를 해주시게 된다든가, 법무사 주민이 법적 상담을 하시게 된다든가. 그냥 십대 섹슈얼리티만 표방하는 단체였다면 만나는 폭이 좁았을 수도 있어요.

 

 학교와의 만남 사례 1    생태텃밭 마을강사 양성과정을 보시곤 혁신학교인 국사봉중학교 교무부장과 혁신부장님이 오셨어요. 지역 풀뿌리와 협력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우리는 가서 수업을 할 수는 있는데 전문강사는 아니다, 각성한 시민 정도다, 그러나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할 수는 있다고 했어요. 2011년 생태수업을 시작했어요. 매년 조금씩 살이 붙고 덩치가 커지더니 작년에는 생태 축제 한마당을 전 학년이 참여하고 동네 단체들이 참여해서 축제로 치러냈어요. 혁신부장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마을이 학교라는 말을 많이 하기는 하지만, 성대골 사람들이나 좋은 세상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람들이 만난 게 로또 당첨이었다고요. 

 

 학교와의 만남 사례 2    지렁이 키우는 건 인근학교에 모두 다 동아리로 생긴 것 같아요. 근데 저희 주전공은 성교육 이거든요~~ 하며 광고를 많이 드리죠. 학교에 가서 성교육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요. 

마을활동은 관계맺기인데요, 관계 맺음이라는 건 예기치 않은 데서 오는 것 같아요. 2009년에 동네 공원에서 많이 놀았다고 했잖아요? 사당동 친구와 함께 한달은 우리 동네 공원에서, 한달은 친구네 동네 공원에서 행사 같은 걸 했어요. 행사라고 해봐야 아시잖아요, 맨날 축제에서 하곤 하는 거. 돗자리 펴놓고 면생리대도 만들고, 동네 지도도 펴놓고, 보드게임도 하고... 그런데 거길 지나가다가 사당중학교 보건교사가 보신거예요. 근데 얘기를 나눠보니 10년전 여성의전화에서 보건교사교육을 했을 때 오셨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사당중학교 동아리가 매달 그 행사에 오게 되었어요. 애들이 스스로 자기들이 배운 성에 대한 내용으로 판넬을 만드는데 그 눈높이가 어찌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맞든지, 저는 흉내낼 수도 없는 거였죠. 

그런데 우리 운영위원 중 사당중학교 운영위원이 있었어요. 그래서 반별 수업도 들어가게 됐어요. 학교 성교육이라고 하면 집합교육, 강당에 모아 놓고 전달식으로 하잖아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었어요. 애들도 “그거 작년에 들었던 거에요“ 이러고. 그래서 우리는 소그룹으로 하자, 워크숍으로 하자고 정했어요. 최소 4-5명의 강사가 한 교실에 들어가는 수업을 하기로 했죠. 이건 생태수업도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 있어요.

교실 분위기는 도떼기 시장같지만 8명 정도의 한 모둠에 한 사람의 강사가 함께 하면서 첫 강의는 인권이 무엇인가, 두 번째는 스킨십과 데이트, 세 번째는 성매매 등 4회기로 구성해서 했어요. 전문가도 초청해서 참여방식의 수업이 뭔지 연구하고 교구도 직접 만들고. 거리상담을 하고 있었으니 만든 교구는 거기에서 연습해보고, 실습이 자연스럽게 되더라고요. 거리상담도 그날 모인 자원활동가 수 만큼 작은 테이블을 펴놓고 여러 체험테이블이 있게 진행했거든요. 또 교실에서 나눈 대화로 거리상담에서 또 해보고. 그 학교랑은 그렇게 매년 반별 수업을 했어요. 

 

 

 주민이 하는 활동 

 

학교에서는 꼭 하고 싶어했는데 예산이 없었어요. 그래서 회원들이랑 얘기해서 정했어요. 활동비에 대해. 활동할 때 재밌고, 좋고, 나에게도 성장이 되고, 내 아이와 소통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 다른 청소년들과의 대화가 내 아이와의 관계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개인적인 욕구는 너무 중요한 거잖아요 ? 그렇다면 활동비는 부가적인 거라고 생각하자. 좋은 일을 하면 따라오는 거라고. 

 

질문 : 활동하며 제일 힘들었던 것은요?

힘들면서 이유가 되는 건 사람인 것 같아요. 주민모임하면 한 명이 안오기도 해요. 그럴 때는 지치지만 그게 또 힘이 되기도 해요. 그럴 때는 긍정성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아무도 안오면? 내 시간이 생기는 것! 한명이 오면? 그 사람과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것. 내가 돋보이려고 했다면 풀뿌리는 안 했을 거예요. 함꼐 하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내가 하는 건 촉진과 연결인 거죠. 강좌 열었는데 활동가들만 앉아있는 것! 그런 때가 제일 힘들잖아요. 근데 왜 안왔을까 고민하고 되짚어 보는 건 나중에 찬찬히 할 일이고 그 때는 앉아 있는 우리 자체가 잘 배우고 긍정적인 시간이 되게 하는 것. Here and Now가 중요해요. 목표한 건 뭐였는지, 뭐가 잘 되고 못됐는지 따져보는 건 나중에 할 일.

 

질문 : 소모임이 열다섯개라고요?

소식지를 열어보시면 소개가 되어 있어요. 회비 내는 회원은 160명 정도입니다. 모임은 회원들의 동아리가 있고, 활동팀이 있고 두 군데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청소년과 관계맺기 

 

질문 : 청소년이 활동 사이클이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가 하는 십대 모임은 초기 단계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들을 우리가 움직일 순 없는 것 같아요. 스스로 움직이는 것은 스스로의 동력에서 나와요. 아이들 사이에서 팀장들이 있는데, 어느날 또 보면 자기들끼리 뭘 해요. 매번 다르기도 해요. 어디로 튈지 모르고, 또 어떨 때는 아주 간단한 이유로 해체되기도 하고, 사소한 사건으로 소강기를 겪기도 하고.

처음에는 프로그램 짜고 강좌도 열고 했죠. 근데 회원 자녀들만 오죠. 한번은 오는데 나중엔 안오잖아요. 이왕이면 엄마 없는데서 활동하고 싶으니까. 우리는 청소년 활동 지원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지금 가장 집중하는 건 나무를 오픈했으니 위기 십대들을 무조건 많이 오게 하는 것. 이 친구들이 왔을 때 필요로 하는 욕구에 맞게 지원하는 것. 거기에 관심이 제일 많이 가있어요.

 

길거리 상담을 했을 시절 보다는 십대 ‘모임’ 지원은 적게 하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큰 에너지가 돼요. 이번에 총회 했을 때 각 모임들이 오분 십분동안 활동 발표를 했는데 십대 모임이 제일 열심히 발표했어요. ‘어디 다른 곳에 가서 배우기 보다 <좋은 세상> 안에 있는 열 다섯 개의 소모임에서 많이 배우고 싶다’ 는 내용이었어요. 저 마음이 오래 가야 되는데, 어른들 모임은 평일 오전이라 못 올텐데... 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요. (웃음)

 

지금 카페에 오는 동네 친구들은 경계에 있는 친구들이고 다양해요. 가출한 적 있거나, 외롭거나, 호기심이 많거나... 인턴십으로 바리스타 과정을 하는 친구들도 일곱명이 있어요. 동네 청소년들은 한번 오면 주구장창 오는데, 거리 친구들의 경우 오늘 왔다면 또 언제 올지 몰라요. 분리가 좀 되는 편이죠. 

 

그래서 더 세심한 관계 형성이 필요하고, 규율도 있어요. 3층은 십대 여성 일시지원센터이지만 여자애들만 오게 하면 여자애들도 안 와요. 그래서 남자들도 같이 오게 했을 때의 문제들.. 또 동네 청소년들 남자애들 중 예쁘장한 거리 청소녀가 왔다갔다 하면 번호를 따는데, 번호를 따면 안된다는 규율이 있어요. 걸리면 6개월간 출입금지라든지. 동네 청소년과 일시지원을 받으러 오는 친구들이 섞였을 때 오는 부작용들이 있는데 선생님들이 미리 고민하지만 모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죠.

 

질문 : 저는 교육복지센터에서 일하는데, 만나게 되는 친구들 중 학교에 적을 둔 경우 어떻게 지원하나요

저희가 생태동아리들을 하고 있다보니 지전가 선생님들과 다 연결되어 있는데요. 어느 집 아이가 집을 나갔다고 하면 ‘카페 나무에 한번 가봐’ 라고 해서 찾아 오시기도 하죠. 그렇지만 학교와 같이 지원하는 경우는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처음 오픈했을 때는 먼 지역 친구들이 왔지만 점점 가까운 친구들이 많이 오고, 이미 학교에 안가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도 학교에서는 이곳을 적극적으로 ‘홍보’ 하시지는 않는 것 같아요.

 

카페에는 애들이 진짜 많이 와요. 어제 일요일에도 제가 당직이라 카페에 있었는데, 하나를 시키고 4인용 테이블에 여섯명이 앉아 죽치더라고요. 두 팀이나 그렇게.. 그런 카페로 인식하고 있어요. 여기가 끌리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생태동아리를 하면서 오다가다 얼굴을 익히기도 하지만, 길거리 상담을 열어도 매주 오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유가 있는 거죠. 마음을 열게 되면 이야기 나누게 되고, 경청하게 되고,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그런 순간, 그런 장면이 이 일에 의미를 주는 것 같아요. 

 

나무는 ‘나는 무지 사랑스러워’의 약자예요. 저는 청소년이 무서운 사람이었거든요?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언어는 당최 모르겠고... 그런데 전염이 되더라고요. 활동가들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러는 모습에. (이제 욕도 잘하시겠어요) 욕은 잘 못해요 ^^

 

 

 좋은 세상, 박신연숙이 앞으로 하고 싶은 것? 

 

나무를 하기로 결정할 때 운영위원회에서 굉장히 진지한 토론을 했어요. 프로젝트 지원금 정도를 받는 거랑 시설 지원을 받는 거랑은 너무 다른 거예요. 그냥 돈만 줬으면 좋겠는데! 행정업무나 간섭이 너무 뻔히 보여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제와서 느끼는 장점은 공신력이 있다는 것. 서울시 일시지원센터다보니 청소년들도 훨씬 안심하고 믿고 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단점이라면? 비전워크샵도 하고 엄청 힘받고 그러고 왔는데 그 워크샵의 영수증 처리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약발이 날라가기 시작한다는 거.

우리의 정체성과 시의 지원사업 사이에서 줄타기는 어떻게 해야 하나. 풀뿌리 단체이고 싶은데, 그러기엔 자원도 없고... 그 사이에서 항상 어정쩡하고 어리버리 하죠. 카페 나무는 주민의 힘으로 운영하고 3층은 시의 지원으로 운영하고.. 그 상태가 나름대로는 조직운영 원칙상 최소한의 풀뿌리 단체 정체성을 잃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단체 운영위원회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그냥 시설만 운영하는 거면 우리보다 훨씬 전문가들이 하면 되는 거겠지만, 우리 나무 안쪽도 다 골목상가잖아요? 지역사회를 바꾸는 것,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이라는 말이 그냥 허공에 하는 말이 아니라 관계를 구축하고, 또 좌절하고 그러면서 해나가는 거라는 것, 우리 같은 풀뿌리가 해야 하는,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

아, 그래서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뭐냐구요? 몰라요, 그냥 지금 하는 것도 버거워요. 지금 하는 거나 잘했으면 좋겠어요. 하하.

 

 

* 여담의 다음 회의는 4월 10일에 있습니다. 참여하고 싶은 개인이나 동네 모임, 단체가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02-353-7910 epyouth@daum.net 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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