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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프로그램 돌다리 기획단 : 스무살의 밤(12/9~10) 후기

  • 2016-12-28 20:00:00
  • 110.47.149.11

 

 

다리 기획단

스무살의 밤 후기 by 이한우(짱구아빠)

 

 

 

11월 20일 사전 모임 때 1박 2일 일정과 각자 할 일을 계획했다. 이번 스무살의 밤은 20대에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을 초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스무살에 해야 하는 것들이나 해보고 싶은 것들을 찾고 나를 찾는 시간으로 정했다. 1박 2일 동안 같이 인생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시간과 각자가 20대 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는 시간이 필요했다. 맨 처음에 저녁을 먹고 초대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다리 기획단끼리의 시간을 가지고 취침 후 아침을 먹고 20대에 대한 동영상보고 서점에 가서 각자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보기로 했다. 책은 뻔한 성공 이야기가 있지 않는 책이어야 했다.

 

 

 

12월 9일, 마디와 보름도 초대하고 고길희씨와 우군의 20대 때 이야기를 들었다. 역시 이야기를 들을 땐 적으면서 듣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고길희씨는 20대 때 대학교에 들어가서 많은 사고(?)를 치다 20대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 때 졸업반이셨다고...) 어느 날 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앉아서 손으로 책을 만들다가 우연히 대안학교에서 일할 것을 제의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일을 하게 됐고 현재는 아이들과 가까이서 지내는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만드셨다던 책을 다같이 만들어봤는데 재밌었고 줄조차도 없는 책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고(역시 직접 무엇인가를 하는 건 그것이 소중하게 되는 것인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책을 만들어 사용하고 싶다고도 생각했다. 고길희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쩌면 우연이었을 뿐이지만 어두웠던 날들에 무엇이라도 했으니 3~40대에 행복한 일을 하고 계시지 않나 생각했다. 나는 대학도 잘 다니고 있고 꿈을 계속해서 찾아가는 중이니 얼마나 희망찬 나일까.

 

 

 

우군은 20대가 되기 전에 평범한 우등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좋은 학생이여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고 한다. 20대가 되어서는 경험 중독이 되어 무의미한 경험만 쌓아갔다고 한다. 여러 일도 하고 여러 곳을 다녀봤다고 했다.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엔 부랴부랴 일을 찾았지만 제대로 해 놓은 게 없어서 힘들었다고 했다. 지리산 밑에서 몇 달을 산 후에 인생은 급 변화했다고 한다. 현재는 청년과 어울리고 그에 대해 연구하는 일을 하시고 동시에 프로농사러(진짜 이렇게 말씀하신 건 아니고 내가 지은 이름)라고 하셨다. 의미와 무의미는 한 끗차이겠지만 결국은 어떤 경험을 할 땐 계획을 짜서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경험'이 자신에게 맞는 경험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우군은 말하고 있었다. 둘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 중 많은 이야기를 까먹어서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적을 것을 다짐했지만 둘이 전하려는 메세지를 나는 어느 정도 마음 속에 담아뒀다. 나에겐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야기를 다 나눈 후 서로 모여서 포커와 전기게임을 오랫동안 했다. 어깨가 아프고 등이 아픈 시간이기도 했지만 카드와 담요만 있어도 즐겁게 놀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게임을 했던 탓인지 오매와 마디는 자고 남은 돌다리 기획단이 (조용히) 노래를 틀고 (조용히) 춤을 춘 후 다들 졸려서 잤다.

 

 

 

12월 10일,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을 센터 옆 식당에서 먹고 20대에 대한 SBS스페셜 영상을 보고 돌다리 기획단 평가 시간을 가졌다. 나의 평가를 간단하게 말하면 매번 만날 때마다 행복했고 지각과 끝이 있다는 게 아쉬웠고 삶에 대해 인상쓰지 않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SBS스페셜 영상물은 역시 'N포 세대'와 비슷한 주제를 다뤄졌는데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진학자와 비진학자의 삶을 보며 두 개의 삶 모두 힘든 앞뒤가 막힌 청춘을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떠오른 건 '홍대와 신촌에는 매일 젊은 사람들이 북적한데 그 사람들은 어디서 온 사람들이며 그 사람들은 돈을 어디서 만들어 나오는 것인가'이었다. 아마 여기서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게 느껴지지 않나 싶다. 그래서 결국 필요한 건 '그래서 어쩌지?'라는 부분이다. 이 생각을 하며 서점으로 향했다.

 

 

 

서점으로 가면서 점심 겸 저녁을 먹고 서점으로 다시 출발했는데 약 1시간 동안 그 큰 교보문고에 가서 20대의 나에게 필요한 책을 찾기가 여간 쉬운 것이 아니었다. 30분을 어느 종류의 책을 고를지 고민하고 30분을 걸어다니며 책을 찾았는데 결국 나를 찾기 위한 책을 골랐다. 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하도 나 스스로가 나에 대해 혼란스러운 적이 많아서 1시간 동안 급하게나마 그걸 찾았다. 나중엔 하루를 다 써서라도 제대로 찾아보고 싶다. 그 전에 산 책을 다 읽도록 하고.

 

 

 

 

돌다리 기획단 마지막 행사인 스무살의 밤도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지각자가 속출하고 만족스러웠다. 돌다리 기획단이 아닌 사람들과 같이 하니 더 즐거웠다. 가장 진지했던 시간이기도 했고 가장 신났던 시간이기도 했다. 적어도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혹여나 대학을 중퇴한다면 어느 법률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청소년이 아닌 나이가 될 때까지라도 매년 이렇게 20대들이 모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 주변에 친구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내 삶과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의 삶을 공유하면서 간접경험을 쌓고 그걸 토대로 다시 서로 원하는 것을 공유하고 내 삶이 그리고 주변의 20대들의 삶이 더 자신에게 맞는 방향으로 맞춰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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